By DAWN FALLIK
뉴욕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암센터(MSKCC)의 수석요리사 프니나 펠레드는 최근 특이한 도전에 직면했다. 피자를 먹고 싶어하는 한 10대소녀 암환자가 있는데 화학요법 치료로 미각이 무뎌진 상태라 느낄 수 있는 건 레몬맛 뿐이기 때문이었다.
“이 소녀는 이탈리안 요리를 좋아했지만 토마토 소스에 길들여진 우리는 레몬맛 피자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고 펠레드는 말한다. 몇 차례의 시도와 실패 후 결국 펠레드는 소녀에게 레몬맛 알프레도 소스 피자를 만들어 주었다. “맛있었는지 계속 부탁하는 통에 한달에 3, 4번 만들어 주게 되었다.”
암병동에 있는 환자들을 먹게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삼키거나 맛을 느낄 수 없고 계속 구역질을 한다”고 펠레드는 말한다. “어른 환자들은 영양분이 필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강제로라도 먹으려고 하지만 어린이 환자들은 왜 음식이 이전같은 맛이 나지 않는지 왜 음식맛을 느끼지 못하는지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병원들은 야채 같은 건강에 좋은 재료를 더 포함시키기 위해 메뉴를 업데이트해왔다. 어떤 병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전문 요리사를 고용해 메뉴를 바꾸고 다양한 의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주방 시간을 연장했다. 당뇨, 위장 접합술, 심장병, 암 등을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먹고 싶어하는 음식도 다르고 필요한 영양소도 다르다는 것이 병원측 설명이다.
요리사들은 추가로 칼로리가 더 필요한 환자를 위해서는 달콤한 헤이즐넛 스프레드로 만든 누텔라 밀크셰이크를, 암 환자를 위해서는 입맛을 돋궈주는 매운맛 치토스를 곁들인 치킨요리를 개발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소재 렉스 헬스케어의 경우 카페테리아 밖에 작은 허브가든을 만들어 놓아 환자들이 그날의 요리를 위해 요리사들이 민트나 테라곤 등을 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렉스의 요리 및 음식 서비스 책임자 짐 맥그로디는 암 환자는 박테리아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갓 채취한 허브나 날채소를 먹으면 안되고, 신장병 환자는 칼륨(포타슘)을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바나나는 피해야 하며, 심장병 환자에게는 저지방 식단을 제공해야 하는 등 각 질병에 따라 요구하는 바가 다르다고 말한다.
“위장 접합술 환자는 저지방, 저당에 고단백 식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특히 어렵다”고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미국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를 졸업한 맥그로디는 말한다. “올 여름엔 삼나무 판에 구운 연어요리 같은 야외 메뉴를 시도해봤다. 지방 없이도 감귤류 과즙이나 구운 마늘 등으로 요리의 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다.”
특별 메뉴를 준비하려면 일거리도 많아지고 생선 같이 건강에 좋은 재료는 값도 비싸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들은 입원비에 포함된 식사 비용은 일반 병원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메뉴를 재창조하긴 하지만 대신 음식 쓰레기가 크게 줄었다”고 MSKCC의 음식 및 영양 서비스 담당자 베로니카 맥라이몬트는 말한다. “환자들은 이제 먹고 싶은 때, 먹고 싶은 메뉴를 주문한다.”
식사 준비에 더 정성을 쏟는다는 사실은 병원 평판에도 도움이 된다. ‘영양 및 식이요법 저널’에 실린 2009년 연구에 따르면 음식 서비스가 맞춤형일수록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칼 윌리엄 커즌스(54)는 지난 여름 렉스 헬스케어 병원에서 관상동맥우회수술을 받았다. 입원해 있던 6일 동안 그는 그릴 치킨과 터키 샌드위치, 맛있게 양념된 야채 등을 먹었다고 한다.
“심장에 좋은 음식은 대부분 풍미가 없게 마련인데 그 병원 음식은 맛이 좋아 식사시간이 기다려지곤 했다.”
렉스 헬스케어에는 두 가지 맛의 그릴 치킨이 있다. 맥그로디는 “하나는 양파, 피클, 허브, 양념을 넣은 기름에 재워두었다가 굽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심장에 좋은 메뉴로 기름은 넣지 않고 대신 신선한 허브와 양념을 더 가미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한편 휴스턴에 위치한 MD 앤더슨 암센터 환자들은 원한다면 푸룻 룹스 시리얼과 루이지애나 핫 소스를 곁들여 먹을 수 있다고 임상영양 책임자 캐롤 프랭크만은 말한다. 매운맛 치토스는 원하는 환자가 하도 많아 아예 메뉴에 포함시켰다고 한다. 그녀는 암 환자들의 “입맛은 무뎌지는 게 보통이라 달고 맵고 시거나 하는 등 자극적인 맛으로 입맛을 돋궈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어떤 병원들은 전날밤에 미리 요구사항을 내도록 하는 대신 레스토랑처럼 환자가 주문하는 대로 그때그때 음식을 요리해 주기 시작했다. MD 앤더슨의 경우 주문은 밤 9시까지 언제라도 할 수 있으며 더 늦게까지 주문을 받는 병원들도 있다. 이들이 제공하는 맞춤형 요리 중엔 MSKCC의 스무디, MD 앤더슨의 갖가지 파스타 요리 등이 있다. 병원들은 기존 직원들의 스케줄을 조정하거나 주방 직원을 더 고용해 달라진 식사 서비스 문제에 대처한다
“병원의 철학에 큰 변화가 생겼다. 단지 환자를 먹인다는 차원이 아니라 전체 운영에 관해서다”라고 800개의 침상을 갖추고 있는 보스턴 소재 브리검 여성병원 영양 책임자 케이시 맥마너스는 말한다. 최근에는 존스 홉킨스, 오하이오 주립대 등 8개의 다른 의학센터와 공동으로 영양을 향상시키는 법과 암 환자들의 음식에 대한 생각을 평가하는 시험 연구를 시작했다.
하루에 900인분의 식사를 준비하는 MSKCC는 2년전 주방을 개조해 맞춤형 환자 서비스에 적합하게 만들었다. 수석요리사 펠레드는 환자가 특별한 식단을 필요로 하면 그 환자를 방문해 주방에서 뭔가 도울 수 있는 게 없는지 알아본다고 말한다. 삼키기 어려운 환자를 위해서는 위에 영국 크림과 계피, 넛맥 등을 뿌린 크르와상 프렌치 토스트 커스타드 같은 달걀 커스타드 요리를 개발하기도 했다.
“어린이 환자들은 모두 내 명함을 갖고 있는데 끊임없이 이메일을 보낸다”고 펠레드는 말한다. “오늘 13살 짜리 환자에게서 온 메일에는 ‘내 방에 와서 내가 어떤 걸 먹을 수 있는지 어떤 요리로 내 식욕을 돋굴 수 있을 지 함께 얘기했으면 해요. 직접 만나 얘기하고 싶어요. 꼭 연락 주세요. 당신의 음식 친구, 코트니.’라는 것도 있다.”
출처 : 코리아리얼타임
















